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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헤르만 헤세, 데미안
    감상하자 2023. 8. 2.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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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장 2주 동안 읽은 책 데미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없는 책이다.
     
    이게 청소년들 권장도서라니 새삼 학생들의 수준이 참 높고 책을 많이 읽어야겠다고 생각 들었다.
    다 읽고 나서 해석이 필요해 유튜브를 보다가 티빙가서 ‘책 읽어드립니다’의 데미안 편까지 보고, BTS ‘피 땀 눈물’ 뮤비까지 보고왔다..
    처음엔 이야기 전개도 빠르게 진행되지 않고, 주인공 싱클레어의 감정 변화도 못 읽겠고, 성경책인가? 싶기도 했었다.
     
    헤르만 헤세가 에밀 싱클레어라는 필명으로 마치 대리인으로 원고를 발간하는 것처럼 꾸며 젊은 세대들의 목소리로 시대 비판적 컬럼을 작성했다고 한다.
    책이 조금 일찍 나올뻔 했으나 전쟁 때문에 종이가 없어 무명작가인 에밀 싱클레어에게는 출간의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헤르만 헤세가 저자라고 하면 바로 출간되었을텐데)
     
    이 책이 출간된 당시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던 때였는데 자발적으로 전쟁에 참가하던 당시 분위기였다. 애국심을 가지고 참여했지만, 나 자신을 위해 참여했고 주체적인 미래를 만들라는 헤르만헤세의 메시지가 담긴 책이다.

    아래부터는 내가 감명깊게 읽은 부분을 적어본다.
     
    ‘이 세계에는 미래로 통하는 곧은 선들과 길들이 있었고 의무와 책임, 양심의 가책과 고해, 용서와 선의, 사랑과 존경, 성경의 말씀과 지혜가 있었다‘
     
    ‘나의 범죄사 도둑질이든 거짓말이든 악마에게 손을 내민 그 자체가 죄였다. 위험과 두려움과 수치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선과 악이 맞닿아 공존하고 있는 싱클레어의 집. 으시대기 위해 크로머에게 했던 거짓말이 싱클레어에게 족쇠로 다가왔다. 악을 덮기 위해 또 악을 저지른다. 어렸을 때 느꼈던 공포의 표현이 정말 세세하게 담겨있다. 학창시절 때 읽었다면 공감가는 부분이지 않을까 싶다.
     
    ’사람은 그 누구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데 말이지.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그 사람에게 자기를 지배할 힘을 주었기 때문이야’
     
    ‘네 친구 크로머 곁에서 네게 좋은 일은 없을 거야. 넌 그녀석을 떨쳐버려야 해! 나도 널 돕겠어.’
    막스 데미안이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구원의 예감이 강렬한 향기처럼 풍겨왔다.
     
    ‘혼자 남은 나는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혼란에 빠졌다. 카인은 고귀한 인간이고 아벨이 비겁자라니! 우물 안으로 돌이 하나 떨어졌고 그 우물은 나의 젊은 영혼이었다. 한동안, 아니 아주 오랫동안 카인, 표적 같은 문제들은 비판에 이르려는 내 모든 시도의 출발점이었다.‘
     
    구원자 데미안을 만나게 된다. 해석이 필요해 챙겨본 ‘책 읽어드립니다’의 게스트들은 데미안을 악마로 떠올려진다 라고 언급했다. (데미안 Demian > 데몬 Demon 악마, 악령) 이름도 그렇고,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비판적 사고로 해석하기도 하고, 자세하게 언급되지 않은 크로머 해결 또한 의문이라는 것이다. 또 한 게스트는 데미안을 싱클레어 자기 자신이며 내면의 대화를 하나의 인물화로 만들지 않았을까라며 스스로 위기를 해결했다는 감상평도 있었다. 악마던 본인 자신이였건 확실한건 데미안을 만나 싱클레어가 비판적 사고를 깨닳고 의식을 성장해 나갔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무엇도 영원히 금지된 것은 없어. 바뀔 수 있는 거지. 너무 편해서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은 그저 금지된 그대로를 따르지. 그게 편하니까.‘
     
    고등학교를 진입하게 되고 데미안과 멀어진 싱클레어는 방탄한 생활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첫사랑을 만나게 되는데 이름을 몰라 ’베아트리체‘ 라는 이름을 혼자 붙여 불렀다. 어느날 무심코 베아트리체를 그리고 보니, 절반은 남자고 절반은 여자. 데미안이였다.
     
    진흙탕에 절반이 담겨져있고 퍼덕이는 새의 꿈을 꾸게된다. 꿈꾼 장면을 그림을 그려 데미안의 옛 주소로 그림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나서 받게된 답장.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그 알은 새의 세계이다. 알에서 빠져 나오려면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나에게 알이란 무엇인가? 내가 깨고 싶은 알은 무엇인가? 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나에게 알이란 문제가 일어났을 때 후회의 늪이고, 자기 연민에 빠져 현재의 삶에 안주하는 세계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나도 이 알에서 벗어나 좀 더 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후 현실적 조언자, 교회의 오르간 연주가 피스토리우스를 만나게 된다. 처음엔 데미안처럼 배울점이 많아 이야기를 듣다 고리타분한 이야기는 그만두라는 싱클레어. 여기서 피스토리우스에게 반했던 부분은 나와 가치관이 다른 부분을 직면하고 인정하는 부분이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후배에게 알려주다가도 문득 내가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는데.. 이 부분은 현재 내가 느끼는 부분과도 공감되었다.
     
     
    '지구 표면의 격변이 물속에 사는 동물을 육지로, 육지에 사는 동물을 물속으로 몰아붙였을 때 운명을 받아들일 각오가 되었던 표본들은 전에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일을 완수하고 새롭게 적응하여 자기들의 좋은 구원할 수 있었지'
     
    여러가지 알을 깨고 변화하고 나아가는 모습 이외에도 인상깊었던 부분은 진화론적 시각이었다. 핵심 포인트는 인간과 세상은 모두 발전한다라는 것이다. 내일은 어제보다 나아야하고 개인에게만 해당되는것이 아니라 기존 사회도 진화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는 문장이었다.
     

    ‘여신의 머리 둘레에 붙어 있는 별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수천이 넘는 아름다운 별이었다. 그 별 가운데의 하나가 윙윙 소리를 내면서 내 쪽으로 날아오다가 바위에 부딪친 것처럼 불꽃을 튀기면서 부서졌다. 내 몸은 허공에 떠올랐다가 다시 지면으로 떨어졌다'
     
    싱클레어가 폭탄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도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는 부분도 좋았다. 
     

    '그로부터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가 고통이었다. 그러나 요행히도 열쇠를 찾아내 마음의 문을 열고 나 자신 속으로 들어가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내부 세계의 깊숙한 곳에 있는 마음의 거울에는 운명의 모습이 비쳐 있었다. 그리고 어두운 그 거울 위에 허리를 굽히기만 하면 나 자신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거울에 비친 그 모습은 내 친구이며 내 인도자인 그 사나이를 닮아 있었다.'

    싱클레어는 선의 세계에 살며 악의 세계를 궁금하게 되는데 실제 악의 세계에 빠지게 되고, 데미안을 만나며 끊임없는 물음과 비판적 사고를 함께 하며 싱클레어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줄거리다.
     
    두 세계로 이분법적 세계관으로 나뉘어있는 데미안. 이 개념을 다르게 해석하는 부분도 재밌었는데 정리해보자면. 물리학적으로 해석하자면 존재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둘 이상이 필요하다. 혼자서는 존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이 세상이 ‘선’만 있다면 아무것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라는 해석과 1차세계대전이 발발하던 시점을 고려하여 니편 아니면 내편. 양극화된 성향이 강해진 시대적 정서가 반영되지 않았나 라는 의견도 있었다. 
     
    심리학자가 말하길 처음부터 선과 악 완전한 인간은 없다. 싱클레어도 말 잘 듣는 아들이였다가 방탕한 생활을 즐기다 회개를 했으며,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띄고 있으며 사회가 한 쪽을 강조하길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사회가 요구하는 페르소나다. 이처럼 인생은 삶의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이라는 깊은 뜻 하나도 배웠고 데미안은 악마의 목소리다, 본인 자신의 내면이다. 라는 색다른 시각의 해석도 재밌었다.
     
    마흔 두 살의 헤르만 헤세가 산전수전을 겪으며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집필한 책. 읽다 보면 고대 종교나 신비주의에 심취해있고, 현실과 꿈을 오락가락하거나 예지몽에 빠지는 경험을 보면 싱클레어와 헤르만 헤세는 많이 닮아있었다.
    10대, 20대, 30대 수 많은 경험과 지식이 쌓이고다시 읽을때 마다 느낌이 다르다는데 다음 읽었을 때는 놓쳤던 부분을 감명 깊게 읽을 날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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