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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립미술관] 블랑 블랙 파노라, 입는 존재감상하자 2026. 5. 10. 20:26728x90반응형
오랜만에 혼자 전시회를 보러 제일 가까운 수원시립미술관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지금까지 전시회는 종종 갔었는데, 게을러서 포스팅을 못 했었다. 행궁동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고파서 점심부터 먹기로 했다.


아조씨~ 사자도 흑맥주 맛이 궁금하대요! 
행궁동 지나갈 때마다 항상 웨이팅이 있었고, 오픈 전인데도 사람들이 줄 서 있길래꼭 먹어봐야지 싶었던 솥밥집. 내가 주문한 메뉴는 갈빗살이었고, 가격은 18,000원이었다.
특별한 맛은 없었고, 가격 대비 반찬 구성도 아쉬웠다. 개인적으로 누룽지 먹을 때 젓갈류가 있으면 좋을 텐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이 가격이면 한정식 집 가는 게 낫지 싶었다.

점심 먹고, 포토 부스에서 혼자 사진도 찍고, 딴 길로 많이 샜다가 드디어 도착한 수원시립미술관. 평일 1시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많이 없어 딱 좋았다. 입장료는 4,000원이나 오산 시민이라 3,000원에 입장했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사실! 문화의 날이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이 아니라, 매주 수요일로 바뀌었다고 한다! 자주 이용해야지 ㅎㅎ2026 수원시립미술관 소장품 전 / 2026-02-12 ~ 2027-03-01
<블랑 블랙 파노라마>
프랑스 불어로 블랑(blanc, 흰)과 영어 블랙(black, 검은)의 어원을 보면, 두 단어 모두 빛이나 불과 연소에 관련되어 파생되었다고 한다. 백과 흑, 밝음과 어둠이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닌 하나의 기원에서 파생된 개념으로 전시는 '백'은 불타지 않음이 아니라 아직 그을리지 않은 상태, '흑'은 소멸이 아닌 빛이 지나간 흔적으로 둘은 서로를 부정하지 않고,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그 성질을 드러낸다. 전시에 소개되는 소장품들은 이러한 태도를 작품의 형식과 방법의 차원에서 구현하고 있다. 작가들은 대상의 '무엇'을 재현하느냐보다 대상과 맺는 관계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며, 반복과 중첩, 필사와 축적, 긋기와 비우기 같은 수행적 방식을 표면 위에 남긴다. 이때 '파노라마'란 하나의 시점을 의미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전환되는 장면 속, 전시는 단정 짓기보단 머뭇거림을, 결론 대신 사유의 여지를 남기는 방식을 제안한다.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보다, 관람자가 각자의 속도로 머물며 작품 사이를 거닐며 고정된 구분을 넘어 자신만의 감각과 사유를 새롭게 마주하길 바란다.

석철주 - 자연의 기억 현대 회화의 방식을 확장해 온 작가라고 한다. 먹과 아크릴 물감을 덧칠하고 뾰족한 도구로 긁어내었다고 한다.
동양의 정신. 겹겹이 쌓여 긁힌 들풀. 붓으로 묘사된 자연이라기보다 쌓이고 깎이고 드러난 흔적에 가깝다.
긁혀 나온 표면에는 작가의 몸이 지나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실적인듯하면서도 쉽게 설명하기 힘든 자연 현상이 떠오른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자연의 존재를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이동재 - 아이콘_ABBA 쌀, 콩, 팥 같은 곡물이나 작은 크리스탈 등으로 작은 오브제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기로 유명한 작가님이라고 한다.
작은 것들이 모여 하나의 이미지를 살피게 된다. 멀리서 보면 ABBA의 인물들이 보이지만, 가까이 보면 이들을 대표하는 노래의 가사들로 나열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ABBA 노래들을 엄청 좋아하는데, 이 작은 알파벳들이 노래 가사였다는게 흥미로웠다.


유승호 - 세월아 돌려다오 아주 작은 글자들을 단어로 삼아 쓰기와 그리기의 경계를 탐구해 온 작가다.
반복과 중첩을 통해 화면의 농담과 밀도를 만들어낸다.
형상과 추상을 넘나드는 핵심 요소이기도 한데, 작품명과 동일한 '세월아 돌려다오' 글자가 나열되어 있다.
우리가 믿어온 의미와 시각적 의미를 장난스럽게 흔들어 놓은 것이 재미있었다.

최수환 - 빔 바다 빛 자체로 재료를 삼은 작가다.
검은 판에 각기 크기가 다른 구멍을 뚫고, LED 빛을 통과하여 풍경을 만들어 내는 작품이다.
이때 빛은 어떠한 대상이나 풍경을 비추는 수단이 아닌 그 자체가 작품이 된다.
한국어로는 '비어 있음', 영어로는 '빔'으로 해석했다.
빛이 통과하는 면을 조절해 관람자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이미지가 선명해지거나 흐려지기도 한다.

이여운 - 복사하기 수묵으로 도시와 건축의 도형적 질서를 탐구한다.
그대로 재현하는 것에 더 나아가 하나의 건축물에서 발견할 수 있는 선과 면의 패턴을 분석해 먹으로 표현한다.
특정한 감정이나 서사를 드러내진 않지만 인간이 살아가는 흔적을 담아내는 그릇과 같다.
이 작업은 멀리서 보면 건축이 가진 질서가 보이고, 가까이서 보면 먹선이 여러 차례 부드럽게 쌓여 시간의 흐름이 나타난다.
오늘날의 빠른 디지털 복제와 달리 손의 노동이 쌓인 시간이 담겨있음을 보여준다.

유해숙 - 무제1 (머리)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하는 작가. 연필과 흑연 목탄 같은 무채색 재료를 활용해 선과 질감을 쌓는다.
재료가 겹겹이 쌓이며 작가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작업 초기에는 세밀한 표현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대형 캔버스를 공간의 질감과 흔적을 남긴다고 한다.
초기 작품인데, 아주 가느다란 선을 쌓아 머리카락을 채웠다.
촘촘한 선과 반복되는 리듬은 인간의 근원과 뿌리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김두진 - 대지 엄마의 땅 인간을 규정하는 사회적, 역사적을 표현하는 작가라고 한다.
인간의 겉모습 즉 '피부'는 이상적인 미와 사회적 규범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3D 기법을 사용해 고전 속 인물의 작은 사슴 뼈를 여러 겹 덧붙여 이상화된 규범을 뒤집고 상징의 새로운 의미를 더 한다.
풍요의 여신을 구성하였고, 촘촘한 뼈는 부드러운 얼굴과 대지를 품는 여신 이미지를 해체하며 이상과 현실, 삶과 죽음을 중첩하여 보여주고 있다.

장해용 - 흑 명주와 실크에 섬유 위에 색이 물들어져 점차 쌓이고 스며드는 시간 자체를 작업의 중요한 매체로 삼아왔다.
이때 흑은 단순히 색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반복된 행위와 시간이 축적되어 남은 물질로 다뤄진다.
작가는 수많은 붓질과 함께 염색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나는 용이 형상이 서서히 드러나는 순간처럼 보인다.

고산금 - 황진이 시 소설이나 시, 신문기사 법전 노래 가사 등 다양한 장르의 글자를 흰색 기술로 바꾸어 작업해 온 작가다.
알파벳이나 한글의 한 글자는 지름 4mm 인공 진주 한 알로 대체되며 띄어쓰기는 빈 공간으로 표현된다.
빛을 머금은 진주의 광택과 가지런히 배열된 리듬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된다.
균질한 질서를 유지해 왔다면 부드러운 천 위에 진주 구슬이 더해지며 미세한 떨림과 촉각적인 질감이 느껴진다.
텍스트를 감상의 대상으로 되돌려 놓으며, 읽는 행위와 보는 행위의 경계를 조용히 흔들어 놓는다.
('이상' 작가의 작품이 떠올랐다..)
기획전 2026-03-19 ~ 2026-06-28
<입는 존재>
누구나 매일 무언가를 입는다. '무엇을 입느냐'는 단순한 선택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나의 역할과 관계, 옷을 입는 날의 상황과 태도까지 다양한 맥락이 함께 얽혀 있다. 우리는 몸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하고, 사회적 위치와 타인의 시선을 신경도 써야 하며, 나의 외형에도 어울릴지, 혹은 그날의 기분이나 계획까지 고려하며 적합한 차림을 고른다. 이렇든 '입는다는 것'이 취향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조건과 기술, 제도 속에서 지속적으로 구성되어 온 행위임이 입체적으로 나타냈다.
'나는 지금 무엇을 입고 있는가?'라는 물음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라는 사유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선택을 둘러싼 기준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원호 - Everblossom 200여 벌의 외바지를 쌓아 올린 설치 작품이다. 일명 '몸빼'라고 불리는 바지는 일제강점기 전시 작업복에서 유래해 해방 이후에도 노동복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이는 특정한 시대의 노동 환경과 생활 조건 속에서 반복적으로 선택될 수밖에 없었던 옷이다.
개인의 신체에 입혀지진 않지만 대신 접히고 포개지고 쌓인 나무의 형성을 보인다.
사시사철 푸르른 상록수와 영원히 꽃핀다는 의미의 Everblossom. 사라졌어야 할 과거가 정리되지 않은 채,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박영숙 - 우마드(WOMAD) 여성의 삶이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제한되었는지 탐구해 온 여성주의 사진작가이다.
풍요, 사랑, 분노, 죽음을 상징하는 4명의 여신이다.
사진은 이들을 숭배의 대상으로 이상화하기보다 서로 다른 삶의 조건과 감정, 역할을 짊어진 존재로 제시한다.
제목의 우마드는 여성(woman)과 유목민(nomad)의 합성어로, 경계를 넘나들며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의미한다. 이처럼 이 작품은 여성의 삶이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되지 않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을 암시한다.


오형근 - 아줌마 인물 자체보다 인물을 바라보고 분류하는 우리의 시선에 주목한다.
아줌마 연작에는 인물의 이름이나 직업, 배경에 대한 설명이 등장하지 않는다. 중년 여성의 얼굴과 신체가 정면으로 화면에 채우며 관람객과 마주하게 된다. 사진은 인물을 어떤 맥락에도 속하지 않은 채 오직 보이는 모습으로만 제시한다.
이때 관람자는 유사한 옷차림과 화장, 장신구를 단서 삼아 인물들을 하나의 유형으로 묶어 읽게 된다.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외형을 통해 타인을 분류하고 이해해 왔는지를 자각하게 한다. 동시에 사진 속 얼굴들은 각각의 시선과 표정을 통해 쉽게 하나로 수렴되지 않는 개별성을 드러낸다.

잉카 쇼니바레 - 케이크 키트 영상,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럽 제국주의에 비롯된 식민주의, 계급, 정체성의 문제를 탐구해 온 작가다.
여러 층의 케이크를 등에 짊어진 어린이를 형상화한 조각 작품이다.
인물의 형상과 케이크에 사용된 직물은 아프리카 정통 직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유럽에서 생산되어 식민지 무역을 통해 아프리카로 유입된 물건이다. 겉보기엔 화려하고 달콤해 보이는 케이크를 아이는 힘겹게 지고 있다. 축하와 기쁨의 상징인 케이크는 이 순간 아이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무거운 짐으로 바뀐다. 어떤 이에게는 즐거움과 풍요로움으로 보이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고통과 희생 위에 놓여있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우리가 아름답고 장식적으로 받아들여온 옷과 이미지 뒤에 숨겨진 역사와 권력을 드러내며, 소비와 축하의 장면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후유히코 타카타 - 컷 슈트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함께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들이 서로의 옷을 가위로 자르는 퍼포먼스를 담은 영상이다.
여기서 남성 정장은 일본 사회에서 샐러리맨을 상징하는 의복으로 개인의 개성을 지우고, 집단적 신분과 규범적인 남성성을 드러내는 사회적 장치로 작동한다. 퍼포먼스 속 인물들은 이러한 획일성을 강요하는 옷을 직접 잘라내는 행위를 반복한다. 자르기가 이어질수록 정장은 없어지고, 신체와 감정의 긴장도 점차 완화되며 영상의 분위기 역시 가벼워진다.


서도호 - Some/One 멀리서 보면 단단하고 장엄한 갑옷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수천 개의 군대 인식표들이 이어져 만들어졌다. 이 인식표들은 각각의 정보들이 지워져 작품의 일부가 되어 개인이 집단에 흡수되는 구조를 떠올리게 한다. 갑옷은 본래 방어와 보호를 위한 군사 장비다. 그러나 이 갑옷은 누구나 입을 수 없고, 안쪽은 비어있다. 갑옷은 누구를 위해 만들어진 것인지 되물으며 공허함을 느끼게 한다.


니키리 우리가 흔히 믿고 있는 '정체성'이라는 개념에 질문을 던져온 작가다. 유태오 배우의 와이프인데, TV로 몇 번 접했던 작품인데 실제로 보게 되어 정말 반가웠다.
사람이 하나의 고정된 모습으로 규정될 수 있는지, 그리고 정체성이 얼마나 유동적인지 탐구해 왔다.
프로젝트 연작에서는 니키 리는 특정한 집단으로 직접 경험했다. 각기 다른 사회적 구성원이 되어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같은 옷을 입으며 말투와 몸짓, 태도까지 익힌 채 생활한다. 전문 사진가가 아닌 주변 인물이 자연스럽게 찍어준 스냅이다.
사진 속 옷은 단순한 스타일이 아니다. 공동체 규칙과 관계 안으로 들어갔다는 것을 드러내는 사회적 표식이다.
외형이 바뀌면 타인의 시선도 함께 달라지고, 우리가 고정된 것으로 '정체성'도 끊임없이 바뀐다는 것을 드러낸다.

미사 로슬러 - 보그를 낭독하다 사진과 영상 퍼포먼스를 통해 미디어 속에서 젠더 규범과 권력이 어떻게 구성되는지 비판해 온 작가다.
여성의 몸과 정체성의 이미지와 언어를 통해 어떻게 구성되는지 주목했다. 잡지 보그의 이미지를 보며, 작가가 직접 구성한 대사를 감정을 배제한 목소리로 낭독하는 퍼포먼스 영상이다.
패션 이미지에 관습적으로 붙여지는 욕망과 가치 판단의 언어를 드러내며, 이상적인 여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비판적으로 보여준다. 보그가 욕망과 취향, 이상적인 여성을 만들어내는 매체임을 폭로한다. 영상 후반부에 등장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제봉 장면은 화려한 패션 이미지 뒤에 산업 구조를 드러내며 입는다는 것이 무엇을 전제로 가능한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최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영화를 본 이후 보게 된 작품이어서 더 흥미롭게 느껴졌다.

윤정미 사진을 통해 우리가 받아들이는 사회적 규범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탐구해 온 작가다.
핑크 & 블루 프로젝트는 분홍색과 파란색 물건들로 가득 찬 어린이들의 방을 촬영한 연작이다. 사진 속 아이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옷과 장난감, 소품들이 둘러싸여 있다. 오늘날의 분홍은 여성성, 파랑은 남성성을 상징하는 색깔로 여겨진다. 하지만 20세기 초 서구 사회에서는 분홍이 남아용, 파랑이 여아용으로 권장되기도 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자연스럽게 믿은 색의 구분은 시대와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 규범이다. 옷과 장난감 일상적인 물건들은 단순한 취향의 결과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학습된 성별 정체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색채 규범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깊이 스며들어있는지 보여준다.
이 작업은 입는다는 것이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이기 전에 이미 사회적으로 설계된 환경 속에서 형성된 행위임을 드러낸다.
윤정미 작가 작품은 예전에 당진 아미미술관을 갔을 때 기획 전시 중이었는데, 그때 봤던 작품들을 다시 봐서 반가웠다.

송상희 - 착한 딸이 되기 위한 몸짓 신체를 규율하고 길들이는 지를 다룬다. 바른 자세로 앉기에 등장하는 의자는 원통형 구조물에 두 다리를 넣어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신체를 고정한다. 가부장적 사회에서 여성에게 요구되어 온 예절과 수능의 규범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폭력스러운 방식으로 몸에 새겨지는지 드러낸다. 사물을 통해 제시된 이 장면들은 착함이 개인의 성향이 아니라 반복적인 규율과 훈육 속에서 만들어진 상태임을 보여준다.

연진영 대량 생산 체계 속에서 소모되는 기성품을 분해하고 다시 조합하는 작업을 이어온 작가다.
느린 수작업을 통해 기능을 잃은 사물에 새로운 의미와 역할을 부여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버려진 의류를 재료로 삼아 아동용 패딩에서 꽃이 피어나는 형상을 만들거나 감시 장치를 떠올리게 하는 구조물을 선보였다.
일상에서 흔히 소비되던 옷과 사물은 그의 작업 속에서 낯선 형상으로 변한다. 이러한 변형은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온 기능과 효율의 기준을 흔들며 의류가 단순히 몸을 덮는 외피를 넘어 그 이면의 작동해 온 산업과 제도의 구조를 다시 바라보게 한다.



이형구 조각과 퍼포먼스 드로잉, 사진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인간의 신체구조와 움직임이 어떻게 확장되고 재구성될 수 있는지 탐구해 온 작가다. 말의 뒷다리에서 착안한 보조 장치를 착용하고 달리기를 수행하는 영상으로 이 과정에서 인간의 신체는 말의 몸에 가까운 기능을 획득하며 기존의 조건을 넘어서는 가능성을 드러낸다.
아이트레이스는 확대 렌즈와 거울을 통해 시각과 인식의 구조를 흔들며 착용자의 시야와 자세, 이동방식을 변화시킨다. 이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해 온 감각은 낯설게 재조정된다. 입는다는 것은 단순한 착용을 넘어 신체의 작동 범위와 인식 방식을 다른 틀로 변환하는 행위를 볼 수 있었다.728x90반응형'감상하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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