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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세이]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감상하자 2023. 12. 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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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 전, 상현이 친구가 축가를 불러줬었다. 축가 노래는 이선희의 <그 중에 그대를 만나>. 노래 가사가 정말 예뻐서 한동안 차 안에서 상현이랑 결혼식 올리기도 전에 질리게 들었던 기억이 있다. 이 예쁜 가사를 누가 썼을까? 찾아보다가 알게된 김이나 작가.

    알게 된 지 몇 개월되지 않아 이 책을 발간했었다. ‘마음 울리는 가사도 잘 쓰시는데, 책은 오죽할까..’ 라고 생각하며 나중에 꼭 읽어봐야지 했는데, 드디어 읽어봤다.

    언어를 통해 세상을 보고, 언어를 통해 누군가를 이해하고 나의 마음을 전달하지만 정작 언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는 것에는 소홀하니, 마음이 통하는 대화라는 것은 그토록 귀하다.

    실망이라 함은 '바라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상한 마 음'을 뜻한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상한 마음' 이 아니라 '바라던 일'이다. 실망은 결국 상대로 인해 생겨 나는 감정이 아니다. 무언가를 바란, 기대를 한, 또는 속단하 고 추측한 나에게서 비롯되는 것이다.

    아쉬운 건 다정한 사람들은 말수가 적다는 거다. 말을 하 기보다는 듣는 게 익숙한 사람, 누군가를 향한 마음을 풀 어헤치기보다는 품어 버릇하는 사람들. 이는 다정한 이들 이 가진 특성이다. 굳이, 어딘가에, 나의 마음을 글자로 쓰 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

    물건의 정체성은 그저 쓰임에 있다. 그러나 포장이 됨으로써 비로소 물건은 단지 물건이 아닌, 주는 이의 마음이 담긴 무언가로 탄생한다.

    포장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고안한 사람이 누군지는 몰 라도, 애틋한 마음을 가진 적이 있고 그것을 전달할 대상이 있었음에는 틀림없다.

    이런 낭만적인 추론에도 불구하고 포장이란 단어의 쓰임새는 자주 부정적이다. 가식, 거짓, 겉치레 등을 지적하는 용도로, 우리는 포장이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위 내용을 읽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그렇네.. 원래 이 단어의 의미는 이랬지!

    중력이 내게 해주고픈 말을 받아들이면서 다만 너무 아 프지 않게 나이 드는 것, 그러나 숫자로 모든 걸 판단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 것, 육체의 유한함 앞에 겸허해지는 것.
    이것이 앞으로의 내 나이에 관한 바람이다.

    사람은 본인 고유의 색깔을 가져야 한다고, 특별한 나만 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고 늘 말하곤 한다. 그러고는 정작 그런 사람을 만났을 때, 본능적으로 배척한다.

    이것은 낯선 생명체를 거부하는 동물적인 본능에서 기인한 습성이겠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그 본능을 이성으로 거를 수 있어야 함에도, 자주 그러기를 실패한다.

    그리고 반짝이는 그 특별한 사람을 성의 없는 한 마디로 정의해버린다. ‘이상하다!'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한 것들을 많이 잃어봐야 우리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판단력을 가질 수 있을까.

    앞으로 살면서 우리는 아마도, 수없이 많은 '이상하다'는 말을 툭 하고 내뱉게 될 것이다. 그때마다 그 말을 '특별하다'고 대체하는 것만으로도, 좀 더 많은 아름다운 것들 을 음미하며 살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단어의 의미를 새삼 다시 짚을 수 있었던 책.
일상에서 사용하던 단어가 원래 의미는 이거였지! 대체할 만한 단어를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전 문해력 관련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문해력이 떨어지는 이유 중 하나가 감정을 단순하게 표현해 어휘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다.

나의 감정을 다양하고 섬세하게 표현해 더 깊은 교감을 나눌 줄 아는 대화를 만들어가길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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